여러분 주변에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이 세상에는 원인 모를 병에 걸린 사람이 수없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의료과학이 많이 발전 했음에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병에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가까이 있다면 더욱 공감할 영화 파이브 피트 리뷰해 보겠습니다. 영화 *파이브 피트(Five Feet Apart)*는 선천성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이하 CF)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두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CF는 폐와 소화기관에 끈적한 점액이 쌓여 호흡 곤란과 감염을 유발하는 병으로, 환자끼리 가까이 있으면 서로의 세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CF 환자들은 최소 6피트(약 1.8m)의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이 물리적 거리는 두 주인공의 사랑에 상징적이고도 가혹한 장벽이 됩니다. 영화는 이 거리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그 안타까운 현실을 아름답게 담아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사랑과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병실에서 시작된 인연
이야기는 철저하고 계획적인 성격의 소녀 ‘스텔라’로부터 시작됩니다. 스텔라는 어린 시절부터 CF를 앓아 병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는 매일 약을 복용하고 호흡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건강 관리를 규칙적으로 이어갑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언젠가는 완전히 건강해져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텔라는 병원에서 ‘윌’을 만나게 됩니다. 윌은 스텔라와 같은 CF 환자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는 규칙적인 치료를 번번이 거부하고, 병원 생활을 답답해하며 새로운 환경을 동경합니다. 더욱이 윌은 CF 중에서도 ‘버크홀데리아 세파시아’라는 강력한 세균에 감염돼 있어, 다른 CF 환자와의 접촉이 훨씬 위험합니다.
첫 만남에서 두 사람은 성격 차이로 부딪히지만, 점차 서로의 존재가 특별해짐을 느낍니다. 스텔라는 윌이 치료에 조금 더 성실히 임하도록 돕고, 윌은 스텔라에게 “삶을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며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쌓아 갑니다.
6피트에서 5피트로
CF 환자끼리는 6피트의 거리를 지켜야 하지만, 스텔라는 어느 순간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우린 이미 많은 것을 잃었어. 하지만 이 1피트는 내가 가져갈 거야.” 이 대사는 영화의 핵심이자 제목의 의미를 설명합니다. 5피트라는 거리는 물리적 장벽을 완전히 허물지 않으면서도, 감정적으로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겠다는 선언입니다.
그 후 두 사람은 장갑과 긴 도구를 사용해 서로를 만지고, 함께 수영장에 가거나 야경을 보는 등 병원 밖에서 작은 모험을 즐깁니다. 이 장면들은 단순한 데이트가 아니라, ‘죽음이 가까이에 있는 두 사람이 삶을 온전히 누리려는 몸부림’으로 느껴져 깊은 울림을 줍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스텔라가 이식 수술 기회를 얻자, 윌은 자신이 옆에 있으면 그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결국 그는 스텔라의 곁을 떠나는 길을 택하며, 두 사람의 사랑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결말을 맞이합니다.
감상과 주제 해석
파이브 피트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가까이 있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입니다. 주인공들이 물리적 거리를 지키면서도 서로의 삶에 깊이 스며드는 과정은, 사랑의 본질이 ‘소유’가 아닌 ‘존재’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배우 헤일리 루 리처드슨(스텔라)과 콜 스프라우스(윌)는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스텔라의 섬세한 표정 연기와 윌의 장난기 속 진심 어린 눈빛은, 병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강한 몰입감을 줍니다. 또한 영화 속 호흡기 치료 장면, 약물 복용 과정, 세균 감염 위험성 등 CF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현실적이어서, 관객은 단순한 영화 이상의 교육적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특히 5피트를 선언하는 장면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장면에서 흐르는 잔잔한 음악과 두 사람의 눈빛 교환은, 대사보다 더 큰 울림을 전달하며 많은 관객을 눈물짓게 합니다.
한국 영화에도 김명민 배우가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했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많은 감동을 준 영화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파이브 피트는 가을밤 혼자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비록 두 주인공은 끝내 완전히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용기와 사랑은 관객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눈물을 흘리게 하는 멜로가 아니라, 살아가는 매 순간이 얼마나 값진지 일깨워 주는 감성 드라마입니다. 올가을, 따뜻한 담요와 차 한 잔을 준비하고, 이 작품을 통해 ‘사랑과 삶의 진정한 의미’를 느껴보시길 권합니다.